뀨 서울대병원 신경과 심층진료 초진, 몽 단대 초진 유전자검사 :: 주말 같은 목금

새벽 5시 20분 기상. 씻고 자는 애 안고 나와 옷 입혀서 택시 불러 KTX역. 뀨는 신나서 우와!
우와!
난 조금 잤다.

다행히 택시 많아서 바로 타서 서울대어린이병원. 8시 반에 도착했는데 너무 일찍 갔더니 원무과 시작 전. 그래도 외래도착접수기로 미리 접수. CD 업로드 하는데 한나절. 뇌파가 높다고 해서 보여드리고팠는데 영상은 업로드 안 된단다.

CT, MRI, 성장판 엌스레이는 업로드 했지만 안 보는듯. 원래 타병원껀 인정 안 한다고. 복지카드 내밀고 장애인우선창구 가서 심층진료 동의서 작성. 이랬는데 뭐 이름 두번 쓰면 끝이다.

신체계측 걱정했는데 간호사분들도 없고 바코드 인식하고 측정하면 자동으로 기록이 넘어가서 편했다.

뀨도 웬일로 협조. 110cm, 16.9 1센치 큰거 귀엽다.

접수 끝내고도 30분 이상 남아서 편의점. 나도 배고팠는데 남기지도 않고 다 먹는 효자. 방울토마토도 병원에서 다 먹었다.

좋아하는 뽀로로 친구들 발견하고 포즈.

2번째 순서였는데 첫번째 진료 전부터 30분 지연이라고. 40분 지나니 급히 오시는 교수님 발견. 사진보다 실물이 나으심. 지연이었지만 중환자실에서 상담 하신대서 화가 안 났다.

생각보다 덜 기다리기도 했고.

면접장 같은 분위기. 의사선생님과 멀찍이 떨어진 의자 두 개 보고 1차 당황. 뀨가 머리둘레 재기 거부하고 찡찡 거려서 폰 보고 싶어 저런다하니 보여주시래서 뀨 폰 가지고 오는 사이 줄자 집어던진듯. 결과지를 이미 가지고 왔네요? 왜 왔어요? 해서 검사 결과 설명을 못 들었다하니 이런게 화난다고. 검사를 했으면 설명을 해줘야지 왜 안 해줘서 여기까지 오게 만드냐고. 이런 케이스가 처음이라 잘 모르시는듯 했다 했는데 이 때부터 눈치를 챘어야했다…말은 전혀 못 하죠? 간단한 지시수행도 안 되고. 말은 1음절, 혹은 1단어만 하지만 수용은 되는 편이라서 지시수행 된다 하니 다행이라고. 아마도 1q21.2 결실은 표현, 수용 모두 안 되나보다.

한계를 넘은 우리 뀨. 기특하다.

큰 귀, 치아도 몇 개 없을거다.

이런 얼굴을 보면 난 무조건 이 검사 시킨다.

전형적인 얼굴이다.

유치 없음 어떠냐, 영구치라도 없으면 심어주면 그만이다 괜찮다 하셨다.

결실 범위가 크지 않다, 그런데 하필 운이 나쁘게도 지적능력과 연관된 신경을 지나갔다.

지적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많이 가르치면 큰다.

자폐 아니다, 약물은 아빌만 유지하고 리스펜은 중단했음 좋겠다, AD성향이 보인다 AD약 먹임 좋겠지만 리스펜이나 AD약이나 굳이 먹일 정도도 아니다.

동생 오늘 유전자검사 한다 하니 엄마가 겁 먹었구나? 엄마 아빠 유전자가 하시며 고민하다 쉽게 짧기도 하고 이 염색체는 돌연변이가 두 번 반복 되는게 아니라고. 동생이 늦은건 그저 기회의 부족이다 하심.우리는 일년마다 얼굴 보는걸로 해요. 하고 마무리. 세브란스에서는 검사도 필요없는 자폐. 치료해도 소용 없는 아이. 기관도 보내지 말고 집에 데리고 있으라고 했었다.

결과는 대동소이 하지만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기분 상하지 않게, 희망을 놓지 않게 얘기해주셨다.

가르치면 그래도 이 상태에 머무르지는 않는다며.계산하는데 산정특례가 적용되지 않은 것 같았고 물어보니 산정특례 안 됐으니 진료과 가서 다시 문의하라고. 단대처럼 간호사가 밖에 상주하지 않고 한 명인데다 십만원 정도라 평소 같음 그냥 왔을텐데 기차 시간이 붕 떠서 다시 갔다.

산정특례는 원래 첫번째에 안 해준다 해서 이미 산정특례 대상이다 하니 다시 들어갔다가 한참 뒤에 나오셔서 무슨 코드로 받았냐고. 취약x증후군으로 받았다하니 우리한테 취약x증후군 결과지는 안 줬다며. 의사까지 나와서 내가 착각하는 줄 알고 이건 염색체 결과지고 유전자검사 결과지가 아리라며. 난 산전기록지부터 선생님들 편지, 처방전까지 다 들고 다니고 마이크로어레이랑 증후군 결과지가 한 묶음인데 그럴리가. 원본 갖다주니 다시 가지고 쌩 들어가길래 그럼 교수님은 증후군 결과지는 못 보셨냐하니 그럴거라고ㅡㅡ다시 들어가긴 했으나 염색체 결실과 증후군을 같이 본게 아니니 이전의 진료는 무의미. 공격성이 지금보다도 더 커질테니 대비하라 했다.

집 가는데 간호사쌤 나와서 임신계획 있냐며. 이미 동생이 있다니까요.. 성별 묻더니 아.. 아의 의미를 알고 그래서 그거 때문에 서울대까지 간거였는데.. 결국 찝찝함만을 안고 집.붙잡혀서 얘기하는 사이 사라진 뀨. 보통은 바로 나한테 오거나 멀리 안 가는데 불러도 대답없고 보이지가 않았다.

뀨 폰 들고 가서 혹시나 싶어 전화하니 받았다.

어~~~ 해서 어디야? 하니 엄마!
!
!
하고 웃는 소리. 엄마랑 같이 와~ 하는 소리가 들려 편의점이군 하고 갔더니 달려왔다.

워치 진짜 사줘야지.

KTX에서 이 상태가 영원하다는걸까, 난 그동안 뭐했나, 평생 내가 끼고 살아야하나, 공격성이 지금보다 더 커지면 늙은 내가 어찌 감당하나 눈물이.택시는 본인이 운전 과격하게 해서 가벼운 뀨가 날아다니는건데 가만 있으라며. 뀨 잡고 집 올라오는 엘베에 주저 앉으니 손으로 고개 들어 내 얼굴 확인하고는 뽀뽀 쪽. 그래, 이 상태면 어때. 이렇게 사랑이 넘치는데.고작 한두시간 일찍 일어났을 뿐인데 너무 힘들고 두통이 심해 눕자마자 몽이 도착. 가만히 있었는데 옴마 내가 아빠랑 병원에 갔어요!
!
!
!
내가 주사 맞았어!
!
!
해서 아, 몽이도 있었지 하고 뛰어 나갔다.

아팠지? 아팠겠다 하니 슬펐다고. 놀면서 또 오늘 들은 얘기 혼잣말. 추측컨대 오늘 주사 안 맞아!
해놓고 주사기로 피 뽑아서 슬펐던 모양. 아빠한테 들으니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난리였다고

테이프 떼지 말라고.. 자기 전에 겨우 뗐다.

몸이 천근만근인데 내 표정 보더니 6시에 밥 먹으러 가자고. 경복궁 지겹고 해서 리리남매네랑 지인네 갔는데 멀어도 너무 머네. 노인보호구역 많아서 더 서터레스. 근데 도착하니 기대 이상.

같이 간 언니가 이런데는 소문 나면 예약하기 힘들어지니 인스타에도 올리지 말라며..  내가 준비하는 사이 둘이서 얘기 나눴는데 이런 곳 오픈 예정이라네. 온수풀에 수영장 더 크게 할거라고. 잘 될거라는 언니에게 빚 2억 더 지고 시작하는거예요 하니 조용.. 그리고 난 오늘 알았네요.. 그래서 음식이 안 넘어감.  뀨는 초반에 탠트럼. 친한 언니가 그동안은 떼였구나 이게 탠트럼이구나 했을 정도. 수영장 들어가고 싶어하면 왜 안 되는지 말해야지 계속 짜증내다 들어가라고 들여보내서 애 젖고 난 화나고 뀨는 폭발. 나중엔 근처에만 가고 나한테 안 들어갔다며 칭찬 원하는 반짝반짝 눈빛. 초반에 그래서 폰 보고 나가지 말랬는데 사람들 빠지고 내보내니 재미따!
하고 여러번 말해서 미안하고 마음 아팠다.

몽이는 언니가 제주 때랑 너무 다르다고, 이제 애들끼리도 잘 놀아서 어디든 가도 되겠다며. 뀨 탠트럼 나면 내가 데리고 나가서 진정 시키고 언니가 애 셋 본다고. 삼척 가자는거 뜯어 말렸는데 내일은 아빠없이 넷이서 수영장을 가자네.. 언니 무리야..평소에는 무심하다 싶을 때도 많은데 힘든 날이면 전화해서 꼭 불러내 기분 풀게 해준다.

이 날도 계속 전화왔는데 못 받았더니 역으로 데리러 오겠다고. 언니 나 이미 집인걸. 암튼 넘 고마운 언니.  전화 받고 눈 뜨니 11시. 그래도 못 일어나고 1시쯤 움직였다.

몽인 아침에 아빠가 등원. 뀨는 배고파서 이것저것 찾아먹고 집 개판 만들었지만 나 일어나니 엄마다!
하고 옆에 누워서 빤히 보고 애교.쌀국수 시켜 먹고 빨래 하는데 갑자기 키카 가자는 애비. 몽이 하원 시켜오라해서 너티차일드 갔다.

씻는데 내려오라고 성화라 진짜 눈에 보이는거 입고 그지꼴로 나갔다.

빨래 안 해서 옷도 없고.근데 사진 찍자는 몽순. 뀨도 어느샌가 와서 누구보다도 밝게 웃으며 찍음. 계속 찍자 해서 4번. 혼자도 찍었다.

그리고 한 아이도 계속 난입. 형아 차례라 얘기했지만 듣지 않고 아빠는 누워계시거나 폰 보거나.. 뀨 혼자 찍고 나가고 난 사진 기다리는데 나더러 자기도 찍고 싶단다.

아빠는 애 보지도 않고 누워있고 애는 아빠 찾고. 안쓰럽..  뭐 우리의 아빠도 비슷. 누가 움직이는 걸 동영상 안 찍고 사진으로 찍냐고. 수십장 찍었는데 내 안티인지.. 내가 스노우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비율 넘 심각해서 차마 다 못 올린다.

애들도 건진게 없다.

두시간 넘게 발바닥이 아프도록 본전 뽑았다.

카트랑 썰매 많이 탔다.

직원이 넘나 영혼리스라 눈치 보였지만 그래서 더 탔다.

어차피 어떻게 하든 안 친절한데 뭐.  집에 가기 전 바로 앞에서 킥보드 탄다는 친구에게 전화했다가 얼결에 트라이아스. 둘이 잘 놀긴 하는데 둘이 같이 말을 안 듣고. 기프트샵은 애들끼리 들어가지 못하는데 계속 들어감. 들어가지 말라하면 알겠다하고 또 들어감. 내가 하나 사줬는데 다른거 사달라고 울고 이모 쳐다보기. 이모가 맨날 장난감 사주니까 불당 지나갈 때마다 이모 찾는다.

.내가 애들 보는 사이 뀨가 쉬!
해서 언니가 화장실 데려갔다.

그 사이 언니 아들이 자꾸 나더러 코가 차갑다고. 코가 왜? 하고 콧등 만져보려니까 손가락을 콧구멍에 갖다대네? 자세히 보니 콧물이.. 코 풀어주세요!
야~ 엄마 어딨어!
하는데 안 보이고 일단 급해서 원하시는대로 내 손으로 풀어주고 코 묻은 손으로 다시 테이블 가는데 웃음만.. 진짜 엉뚱이들. 그래도 그 많은 어른들 중 나를 찾아와서 도움을 요청한게 너무 기특하고 찡하다.

나 이렇게 열심인 엄마가 아닌데 어쩌다보니 언니들 덕에 이틀 열정맘 됐다.

아직 주말 시작도 전인거 실화인지. 애비 아직 귀가 전인거 실화인지.